'발길 닿는 곳/친구들과 함께'에 해당되는 글 5건
- 2006/08/08 [영종도] 종우와 함께 (6)
- 2006/01/24 [묵호/동해 여행] 6년만의 여행 마무리 (8)
- 2000/11/14 [묵호/동해 여행] 3일.. 동굴과 촛대바위 (4)
- 2000/11/13 [묵호/동해 여행] 2일.. 동해의 일출을 보다! (2)
- 2000/11/12 [묵호/동해 여행] 1일.. 그래, 가는거야! (4)
매번 간다간다 하다가 한 번도 못 찾아갔었는데, 이번 방학에 마음 먹고 찾아보기로 한 종우. 영종도에서 공보의 2년차 생활을 하고 있는 종우를 찾아가기 위해 오랜만에 아침에 일찍 일어나 공항버스를 타러 갔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오늘따라 공항버스가 20분 정도 늦게 와서 기다리면서 별 걱정을 다 하다가 버스를 타고 인천국제공항으로 갔다. 잠시 기다렸더니 종우가 처와 함께 마중나와 주었다.
종우가 일하는 지소에 잠시 들러 지소 식구들과 인사 나누고, 선녀바위를 보러 갔다. 그런데, 날이 너무 더워서 눈을 뜨기 힘들 정도였다. 그렇게 뜨거운 햇살이 내리쬐는데도 해변에는 사람들이 좀 있었다. 이 더위에 여길 찾아오다니, 고생을 사서하는 것으로 보였다. :) 아무튼, 너무나도 강한 뙤약볕 탓에 선녀바위는 멀찌감치에서 한 번 봐주고, 바로 발길을 돌려 점심을 먹으러 갔다.
영종도 전체에서 손꼽힐 만큼 맛있는 음식점에 들어가서 우렁돌솥쌈밥정식을 시켜먹었다. 보통 쌈밥정식하면 쌈거리과 제육볶음이 나오는데, 여기는 따로 시켜야 한다고 했다. 독특했다. 아무튼, 종우의 강력 추천만큼이나 맛있는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식사 하면서 종우와 선주씨의 결혼 이야기부터 시작하여, 나랑 민들레 아가씨 날 잡은 이야기도 하고, 둘이 많이 축하해 주어서 고마웠다.
날이 너무나도 더웠기에(오늘 서울지역 최고기온 34도, 지금 밤에도 28도!!) 시원한 곳에 가서 이야기 하자고 하여, 하얏트 호텔 로비에 있는 까페테리아에 가서 자리 잡았다. 종우와 선주씨 결혼 준비와 과정, 결혼 후에 살아오는 이야기, 특히 선주씨의 아줌마화는 많은 것을 시사했다. 어리고 철이 없어서 아무 것도 모르고 결혼생활을 시작했지만 살아보니 다 되더라면서, 이런저런 걱정을 하는 내게 많은 위로를 해 주었다. :) 특히, 신혼여행 이야기에서는 나보다도 둘이 더 신나서 이야기를 해 주었다. 마음 같아서는 나도 좋은 곳에 가고 싶으나, 사정이 여의치 않으니 어떻게 해야 할지... 남자들끼리 만나 무슨 할 이야기가 이리도 많냐고 선주씨가 의아해 할만큼 한참 동안 수다를 떨다가 일어나 종우네 집에 가기 전, 종우네 지소 치과 선생님이 알려줬다는 세계여행문화원이라는 곳에 가 보았다. 바닷가 언덕에 마련해 놓은 멋진 곳이었는데, 사실 보관된 자료는 별 볼일 없고, 근처의 풍경이 참 멋있었다.
집에 돌아오고 싶었는데, 극구 저녁 식사를 하고 가라고 해서... 심지어 더 놀다가 자고 가라고까지 했는데, 애도 없는 결혼 2년차 친구 집에 이렇게 더운 날에 빈 손으로 가서 저녁 얻어먹는 것도 민폐인데 자고 올 수는 없어서 저녁만 먹자고 했다. 종우네 집에 들어가자마자 선주씨가 종우 옷을 꺼내줘서 편하게 갈아입고 종우과 TV 보면서 기다리는데, 선주씨가 한 시간 가까이 열심히 솜씨를 발휘하셔서 맛있는 저녁 식사를 할 수 있었다. 미역국과 김치찌개, 문어와 부추전, 조기 구이에다 각종 밑반찬까지... 아주 맛있게 먹었지만, 제대로 민폐 끼치게 되어서 너무 미안했다. 그냥 일찍 간다고 할걸... 후식으로 과일까지 먹고나서 일어났다. 끝까지 민폐를 끼치는 나, 종우와 선주씨가 김포공항까지 바래다 준다고 해서 또 차를 얻어타고 나와, 김포공항에서 집으로 오는 공항버스를 타고 잘 돌아올 수 있었다.
종우야, 선주씨. 오늘 고마웠어. 내년에 우리 집 놀러와. :)
묵호/동해 여행 중 찍은 사진
그 때 자동 똑딱이 카메라를 가져가서 필름 한 롤을 찍었다. 지금처럼 디지털 카메라가 있었다면 부담없이 여러장을 찍었겠지만 말이다. 여행에서 돌아오고선 그 필름을 현상하려고 했지만, 어디에 두었는지 기억할 수가 없어서 그러지 못 하고 몇 해가 지나버렸다. 그러다, 우연히 그 때 그 필름으로 강력히 의심되는 필름을 발견하고 방학을 맞이하여 얼마 전 현상과 스캔을 했다. 다행히도 몇 년 동안 내 방에서 보관되어있던 필름이 크게 변질되지 않아 그 때의 기억을 되살리는데 충분했다.
그래서 6년이 되어가는 지금에서야 그 때의 기억을 떠올리며 간단하게나마 여행을 정리해 보았다. 2000년 11월 경으로 기억하는데, 그 때에 대한 자세한 기록이 없어서 정확한 날짜도 모르겠다. 하지만, 앞으로 그 때만큼 재미있게 친구들과 놀러다닐 수는 없을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버스를 타면 금방 갔겠지만, 천곡동굴까지 걸어가는 길은 생각보다 멀었다. 동해시내에 있는 신기한 동굴. 다섯명이 천원씩만 아껴도 5천원이 절약되는 것이 아닌가!!! 아무튼, 걷고 또 걸었다. 옆에 택시라도 지나가면 어찌나 부럽던지.. 한참을 걸어가다보니 의견이 갈리기 시작했다. 힘드니까 이제서라도 버스를 타자는 의견이 대두되기 시작했던 것이다. 문제는 그러고 싶어도 버스 노선 조차 하나도 모른다는 사실이 큰 문제였다. 아무튼, 계속 걸었다.
커다란 삼거리가 나왔다. 지방도시여서 그런지 차가 많지 않았다.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데, 꽤나 큰 길이라 그런지 삼거리 바로 옆에 횡단보도가 있지 않고, 저~어기 아래에 횡단보도가 있었다. 거기까지 다녀오려면 너무나도 시간이 오래걸리고 힘도 더 들겠고 해서, 과감히 무단횡단을 단행했다!! 무사히 삼거리를 지나고 있는데, 저 앞에 보이는 경찰차!!! (ㅠ.ㅠ) 경찰차가 멈추더니 경찰관 한 분이 내리셔서 이리 오라고 손짓을 하셨다. 컨닝하다가 들킨 아이들처럼 우리 다섯은 그 분 앞으로 갔다.
경찰 아저씨는 왜 무단횡단을 했냐고 물어보셨다. 그래서, 놀러온 대학생들인데 차비가 없어서 걷다가 너무 힘들어 저 아래에 있는 횡단보도로 가지 않고 무단횡단을 하게 되었다고 죄송하다고 머리를 숙였다. 우리 모두는 버스비 천원 아끼려다가 벌금 몇 만원 물게 생겼다고 울상을 지었다. 아저씨께서 신분증을 보자고 하셔서 학생증과 주민등록증을 모두 챙겨 보여드렸다. 확실히 타지 학교 학생들이고 주민등록도 경기/충청/전남/경남/경북 등등 모두 달라 타지인이라는 걸 확실히 심어준데다, 우리의 울상이 효과가 있었던건지, 신분증을 보신 후 다음부터는 무단횡단하지 말라고 단단히 혼내신 후 벌금딱지가 아닌 간단한 훈방 비슷한 용지를 적어 주셨다. 아아~ 십년감수.
엄청난 삽질을 한 끝에 겨우겨우 걸어서 국내 유일하게 시내에 있는 천연 동굴인 동해시 천곡동굴 입구에 도착했다.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이 아주 많았다. 동굴 입구 앞 주차장에는 단체 관광객들이 타고온 관광 버스들이 즐비했다. 천연 동굴이라는 한번 들어가보고 싶었으나, 여기서 또 마주친 문제!!! 바로 입장료였다. 생각보다 비쌌다. (ㅠ.ㅠ) 다시 의견이 갈렸다. 모두 들어가자.. 들어가보고 싶은 사람만 들어가자.. 들어가지 말자! 결국 모두 안 보는 것으로 결론을 지었다. 그럼 반나절을 걸어서 여기까지 온 것은 뭐가 되는건가!! (ㅠ.ㅠ)
천곡동굴 입구만 구경하고 돌아 나오면서 주차장 관리 아저씨께 여쭈어보아 촛대바위 가는 버스를 알아냈다. 다행히 배차시각까지 얼마 남지 않아서 조금만 기다리고 촛대바위행 버스에 오를 수 있었다.
어렵사리 촛대 바위 구경까지 마쳤다. 촛대 바위에서 동해 시내로 나가는 마지막 버스를 기다리는데, 해가 지고 있었다. 칠흙같은 어둠이라는게 바로 이런걸까. 불빛 하나 없는 버스 정류장, 그리고 그 버스 정류장 근처에는 인가도 하나 없고.. 과연 막차가 오긴 하는건지 수십번을 고민하고 나서야 저~~어기 멀리서 보이는 작은 불빛이 점점 커져 버스로 변신했다. 그재서야 마음을 놓고 버스에 올라 시내로 돌아왔다.
기차를 타고 집에 가기 전에 마지막 저녁 식사를 맛있는 것으로 하기로 했다. 그래서 다시 횟집으로, 고고~!! 무얼 시켜먹었는지 기억나지 않는데, 아마도 모듬회 이런 것이었나보다. 광어니 우럭이니 하는 건 익히 들어봤지만, 한 번도 들어보지도 보지도 못했던 고등어회도 조금 맛볼 수 있었다. 역시 산지에서 먹는 회의 맛은 언제 먹어도 맛있다. :)
마지막 저녁 식사를 마치고 기차역으로 갔다. 늦은 시각, 집으로 돌아가는 기차표를 샀다. 이렇게, 좌충우들 묵호/동해 여행은 끝~!!
너무 이른 새벽이라 그런지 다니는 사람들도, 차도 없었다. 도로 한 가운데로 걸어다니며 민박집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다니는 사람들도 없는데 불 켜져있는 민박집이 있을리 만무하지. 게다가, 아무래도 역에서 좀 멀어야 민박 요금이 싸지 않겠냐는 의견 때문에 가능하면 멀리 가보기로 했다. 나중에 돌아올 때 먼 길을 와야 한다는 건 생각도 못 하고 말이다. 커다란 횟집도 지나고 한참을 가다가 허름한 한 민박집의 대문을 두드리고 들어갔다. 잠에서 덜 깨신 할머니와 방 하나를 흥정하고, 잠시 방에서 쉬다가 일출을 보러 나왔다.
아까 민박집에 들어올 때만 해도 칠흙같이 어둡더니만 이미 여명이 뿌옇게 드러나고 있었다. 여기까지 와서 늑장 부리다가 일출을 놓칠 수 없다는 일념으로 어서 바닷가에 나가보았다.
해가 떠오른다!! 하고 놀라다보니 어느 새 세상이 밝아져버렸다. 이렇게 금방 해가 뜨다니... 참으로 자연은 놀라웠다.
군사지역이다보니 바닷가에 주욱 둘러 철책이 설치되어있었다. 아까 해가 떠오르기 전에도 경계근무를 하던 병사들을 볼 수도 있었구 말이다. 해가 뜨고 나니까 철책의 문을 열어두던데, 밖에 나가서 사진을 찍어보기도 했다. 그러다가 대영이랑 영호랑 명수가 바닷물이 출렁이는 아래까지 내려가본다고 해서 셋만 내려갔는데... 이럴수가!!! 갑자기 커다란 파도가 몰려오는 것이었다. 철썩~! 정말 다행이도 쓸려간 녀석 한 명도 없이 모두 놀라 서둘러서 위로 올라왔다. 대영이는 장렬히 자신을 희생하여 영호와 명수를 감쌌기에 거의 혼자서 바닷물을 뒤집어 썼다. :)
우리가 직접 달린 것은 아니지만, 아무튼 밤새 달려 이 곳에 와서 제대로 식사를 못하여 이제 아침을 먹기로 했다. 묵호항에 갔더니, 때마침 배들이 들어오고 있었고 요즈음이 오징어 철이라는게 아닌가!! 배 위에서 먹물 찍찍~! 뿜어내는 살아있는 싱싱한 오징어들이 10마리 7천원, 20마리 만원 밖에 하질 않았다. 고민을 좀 하다가, 아무래도 스무마리는 너무 많아 열마리만 사고, 손질하시는 아주머니께 손질비를 드리고 손질을 마쳤다. 그리곤, 항 입구에 있는 식당에 들어가 야채값과 매운탕값을 흥정하고 먹기 시작!!
으아~~ 오징어회가 입에서 살살 놀았다. 초장 듬뿍 찍어 먹는 싱싱한 오징어의 그 맛! 아무리 먹어도 맛있는 오징어회는 술술 넘어갔다. 명수가 회덮밥 먹는 법을 알려주어서, 대접에 밥 넣고, 오징어회 넣고, 야채를 손으로 부욱 뜯어 넣은 후 초장과 기름 넣고 슥슥 비볐더니만, 오오~~ 꿀맛이었다. :) 이렇게 먹었는데도 열마리의 오징어는 바닥이 날 줄을 몰랐다. 겨우겨우 부른 배에 오징어회를 먹고 있는데, 식당 아주머니께서 가져다주시는 매운탕!!! 싱싱한 오징어로 끓인 매운탕은 정말 맛이 있었지만, 이미 오징어회를 너무나도 많이 먹어 한계효용 체감의 법칙을 따르고 있었던터라 매운탕 국물만 몇 번 떠먹고 그만 두어야 했다.
밤새 안 잔 것은 아니었지만, 불편한 기차에서의 잠자리와 연속된 새벽 강행군으로 우리는 지쳐있었다. 잠시 민박집에 들어가서 쉬다 나오기로 했다. 그러고는 쿨쿨~~
한참을 자며 원기를 회복한 후에 밖으로 나와볼 수 있었다. 이미 늦은 오후로 달려가는 시각. 민박 주변을 돌아보기로 했다.
그러다가 왜 이런 이야기가 나왔는지 알 수가 없는데, 소화도 시킬 겸 누가 모래밭에서 빨리 달리는지 겨루어보자는 이야기가 나왔었나보다. 지금 생각해 봐도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 :)
아, 그렇다. 마지막 7번 사진에서도 보이듯 콜라 내기 달리기였다. 같이 열심히 달리고, 모래사장에 무슨 글씨도 쓰면서 놀다가 콜라도 사 마시고 했는데, 갑자기 대영이가 토하기 시작하는게 아닌가! 다행히 많이 하지않고 멈췄는데, 아침에는 바닷물을 옴팡 뒤집어 쓰더니, 이제는 토까지 하고.. 대영이에게는 쉽지 않은 하루다.
열심히 놀다가 민박집에 들어가 가지고 온 라면 등으로 저녁 식사를 했다. 우리 주변을 둘러싼 것들에 대한 이야기 꽃을 피우다 스르르 잠들어 버렸다.
영호가 오늘 배송 받은 mp3 player를 열어보지도 않고 들고 와서 모두가 보는 가운데 열어 보았다. 오오~ 이게 mp3 player라니!! 이제 손쉽게 mp3 가지고 다니면서 들을 수 있단 말이지?
아무튼, 우리는 동해로 가는 기차에 올랐다.



